'피스윈즈코리아는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어 말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후원을 결심하는 경우는... 애석하게도 흔치 않습니다.
활동가들이 모여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 문장으로 단체를 소개할 수 있을지. '지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찾아서 구호 활동을 진행합니다.'라고 소개하자고 (잠정적인)결정을 내렸습니다.
몰도바에는 여전히 약 1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재원도 부족해진 국제구호단체들은 몰도바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는 전쟁 직후부터 지금까지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시와 피난소를 운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지진 직후, 현장에 물자가 쏟아졌습니다. 그럼에도 일주일 뒤에나 텐트가 도착하고, 하염없이 물자를 기다리는 지역이 있습니다. 도시 외곽, 인구 약 5천 명이 살고 있는 '타니슈마' 지역입니다. 이곳은 현재 '전염병'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는 400가구에 기초물자 지원을 마치고, 임시 진료소 운영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세탁기를 설치했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는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 시와 함께 우크라이나 난민 피난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초, 피스윈즈코리아는 피난소에 방문하여 이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피난소 사람들이 전하고 싶은 '그들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피스윈즈코리아가 만난 피난소 사람들>
아이 셋의 안전을 위해 피난을 결심한 나탈리(가명, 32세)
우크라이나 집중 폭격지역 중 하나인 오데사가 고향인 나탈리는 집 근처 폭격을 목격한 그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피난을 결심했습니다. 떠나올 수 없는 남편을 뒤로하고, 그녀는 매일 같이 남편과 영상통화를 합니다. 그러나 이제 막 6개월이 된 아이와 아이 둘을 낯선 타지에서 홀로 키우는 것은 만만치 않습니다. 맘껏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곳이 허락하는 한, 오래도록 머물고 싶습니다.
본인보다 동생 걱정이 앞서는 맏언니 마리나(가명, 18세)
의사 시험을 앞둔 마리나는 자신보다 동생의 미래가 더욱 걱정됩니다. 피난 중 깨져버린 핸드폰 화면이지만 자신의 옆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동생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작은 화면과 너덜너해진 공책을 번갈아 가며 공부하는 동생이 학업에 흥미를 잃을까 걱정입니다. 여기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바라는 것이 욕심인 것만 같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살길 간절히 원하는 줄리아(가명, 63세)
줄리아는 피난길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5kg도 안 되는 짐을 메고 가슴엔 마식(고양이)을 안고 새벽길을 나섰습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딸에게 가려고 했지만 마식의 국경 이동이 허가되지 않아 몰도바에 남았습니다. 현재는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몰도바의 호스트에게 입양을 보냈습니다. 마식과 줄리아를 받아주었던 호스트는 매일 그녀에게 사진과 영상을 보내줍니다. 하루빨리 그녀는 전쟁이 끝나 마식과 다시 함께하는 것이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