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피스윈즈코리아는 몰도바 키시나우 시와 함께 우크라이나 난민 피난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현장 소식 전했었는데요. 이번에는 피스윈즈코리아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디노라 인턴의 현장 소식을 소개합니다.
NCUM(National Congress of Ukrainians in Moldova)은 우크라이나가 몰도바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NGO 단체입니다. 몰도바를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피난소를 제공하고, 독일을 비롯한 서방세계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아울러 이주지에서의 정착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탈리아(Natalia, 62세, 9월 30일 몰도바 도착)
나탈리아씨는 미콜라이우 시(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4~5km가량 떨어진 도시)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은퇴 후 이제 평화로운 삶을 살겠다 싶었지만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폭격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고 다녔던 직장이 있는 건물도 폭격으로 사라졌습니다.
며느리와 손주가 러시아 군에 끌려가 현재 카잔(Kazan)에서 5개월째 살고 있습니다. 여동생과 아들은 키예프주(우크라이나 남부)에 남았다고 하며 나탈리아씨 혼자 9월 30일에 NCUM 피난소로 왔습니다. 그녀는 외국에 한 번 나가본 적도 없고 여권도 없습니다.
“내 집을 절대로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은퇴하고 비로소 내 집에서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다 생각했는데 이제 그것도 할 수 없게 됐어요. 매일 밤 약 2-3개 이상의 폭탄이 떨어졌어요. 9월 21일 오후 5시 30분경, 집 근처에 있는 정류장에 폭탄에 떨어졌어요. 12명이 부상했고 3명이 사망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그 정류장은 여동생을 만나러 갈 때 종종 이용하는 곳이었어요.”
《평화의 바람》은 피스윈즈재팬 총괄책임 오니시 겐스케와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 고두환이 나눈 대담집이다.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직전 피스윈즈코리아 설립을 앞두고 일본 세토 내해 도요시마에서 2박 3일간 대화가 이뤄졌다. 도요시마는 일본 지방소멸로 위기에 처한 섬 중 한 곳인데 당시 피스윈즈재팬이 이곳에서 미술관을 건립하며 지역재생 사업을 펼친 바 있다.
둘의 대화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진행됐지만 무엇보다 오니시 겐스케가 어떤 연유로 피스윈즈재팬을 만들게 됐는지 그 인생 여정이 고두환의 질문을 통해 드러난다. 그런 과정에서 그 둘은 서로의 생각을 공감하기도 하고 이견을 좁히기도 한다. 핵심은 ‘인류를 바라보는 시각’의 확장이며, 두 사람의 고민은 ‘개인의 삶을 둘러싼 울타리를 넓게 확장할 수 있도록 이 사회는 어떻게 도울 것인가?’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오니시는 아시아에서 자국의 인재가 자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 공공재로 성장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현실적으로 한국과 일본이라며 한국에서 젊은 인재를 발굴 양성해 아시아 전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양국의 평화와 번영은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에 있다는 것이다.
오니시 겐스케는 고두환과 이야기하며 100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한·일 시민사회 공동체 구상이 어쩌면 30년 내로 구체화 될 수도 있겠다고 말한다. 서로의 열정을 느끼며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들 뿐 아니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