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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각, 우크라 난민 현장에서 전합니다 ③

2022-10-12

작성자 : 피스윈즈코리아 (pwk@peacewindskorea.org) 조회수 : 77
연관 링크 : https://stib.ee/BdD6
현 시각, 우크라 난민 현장에서 전합니다
2022. 10. 05

몰도바에서 전하는 인턴의 편지

첫 번째 편지 
- 신소연 인턴

안녕하세요.

피스윈즈코리아 인턴 신소연입니다.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위해 몰도바에 도착해 키시나우시(市) 이언 체반(Ion Ceban)시장님과 보리스 길카(Boris Gilca) 보건사회국장님을 만나 뵀습니다. 이언 시장님은 피스윈즈코리아의 아끼지 않는 적극적 지원 모습을 언급하고 다가올 겨울을 대비한 방한 대책을 걱정했습니다.

 

몰도바는 유럽의 최빈국이지만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해야 할 책임감(몰도바는 난민이 루마니아, 폴란드 등으로 가려고 해도 거쳐 갈 수밖에 없는 길목이며, 몰도바 사람이 우크라이나, 조지아 등의 사람들과 맺고 있는 사회, 가족 관계 등을 고려한)이 있다는 시장님의 말을 듣고 조금이라도 누군가로부터의 지원이 절박한 몰도바의 상황을 체감했습니다.

 

난민 피난소에 방문했을 때, 실내가 외부보다 더 춥다고 느꼈습니다. 더구나 평소보다 좋은 날씨라는 말을 들은 터라 앞으로 다가올 겨울이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그간 사진으로만 봐왔던 물품이 쌓여있는 창고 모습을 확인하고는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심은 일렀습니다. 피난소의 블라디미르 씨는 물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한 달에서 한 달 반 사이에 소진되기에 11월은 확실히 버티기 힘들고 10월까지도 버틸 수 있는 확률은 절반 정도라고 확신했습니다. 방한용품뿐 아니라 생필품 지원도 당장 필요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피난소에서 지내는 할머니 한 분께서 저희를 보더니 반갑다며 사탕을 주셨습니다. 할머니도 여유가 없을 텐데 사탕 한 봉지를 골고루 다 나누어 주시더군요.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나누려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웃음을 잃지 않았던 피난소의 아이들도 계속 생각났습니다. 시내로 유치원도 다니고 있지만 자주 아파서 일주일에 이틀에서 나흘 정도만 간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정말 밝았습니다. 이 아이들의 웃음을 위해서라도 맡은 일에 더욱더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 긴급구호팀의 한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이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월 29일

신소연 올림


두 번째 편지 
- 신소연 인턴

안녕하세요.

피스윈즈코리아 인턴 신소연입니다.

 

오늘은 키시나우에서 약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팔랑카(Palanca) 국경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는 UNHCR의 임시 난민 피난소가 있는데 국경을 막 넘어온 난민들을 상대로 건강검진과 상세 인터뷰가 이뤄집니다. UNHCR은 난민이 원하는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버스를 마련하는 일을 하는데 초기에는 하루에 버스 30대 이상, 몇천 명씩 난민이 입경했지만 현재는 50~100명 정도로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들을 위한 UNHCR 버스가 2시와 6시 총 두 대가 오고, IOM에서 마련한 루마니아행 버스도 6시에 와서 난민들을 이동시킨다고 합니다.

 

UN 관련 단체에서는 난민이 처한 구체적 상황이나 신원 정보가 없으면 이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UNHCR이 난민과 3시간에 걸쳐 인터뷰하는 상황은 납득했지만, 방금 전쟁 속에서 필사의 탈출을 했는데 본인의 지위를 입증하기 위해 긴 시간을 인터뷰해야 하는 그들의 상황이 얼마나 힘들지 감히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한편, 팔랑카 임시 피난소에서도 방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면서 피스윈즈코리아에게 방한 의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임시 피난소에 다녀왔는데, 달랑 침대만 4개 있는 텐트가 줄지어 설치돼 있습니다. 식당, 화장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곳입니다. 현재는 (본인들의 선택으로) 10명만 살고 있지만 초기에는 5~7천 명에 달했다고 하니 지금보다 환경이 얼마나 더 열악했을지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팔랑카를 떠나 NCUM(National Congress of Ukrainians in Moldova)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어제(9/30)도 신규 난민을 받은 NCUM은 난민을 독일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는데 오는 10월 12일이면 지원금이 끊긴다고 합니다. 난민을 임시 보호해 줄 가정까지 연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동안 다른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왔는데 더 이상 지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은 겁니다. NCUM에는 이미 수용할 수 있는 인원 35명을 넘어 55명의 난민 있는데 몰도바 정부도 이들을 도와줄 예산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NCUM에 들어온 난민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그들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삶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폭격으로 다니던 직장 건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길거리에서 죽은 사람들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한 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전쟁 속에서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그들은 아무런 계획도 능력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외국에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영어도 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생존을 위해 독일에 가야 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도 참 밝고 순수해 보였습니다. 전쟁에 대한 어떠한 것도 물어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피스윈즈코리아와 사진을 찍고 싶어 했고 우리는 번역기에 의존해 서로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이름을 알려주며 정확한 발음 교정을 도와주었습니다. 덕분에 러시아어를 하나도 못 하던 내가 “프리비엣(안녕하세요), 매니아 자붓 소연(제 이름은 소연입니다). 칵 티벳 자붓?(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라고 자기소개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러시아어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곳 몰도바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0월 1일

신소연 올림

세 번째 편지 
- 신소연 인턴

안녕하세요.

피스윈즈코리아 인턴 신소연입니다.

 

어제 있었던 키시나우 경제포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포럼에서 키시나우시는 2025, 2030, 2035년까지의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지만 계속된 경제위기, 난민 문제 등으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간 키시나우시는 관광객을 증가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려 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난 후, 재건 사업을 진행할 때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등을 키시나우시와 함께 도모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날 난민 피난소에서 만났던 타냐라는 아이가 피아노를 치고 싶어 종이에 건반을 그린 것을 보고 오늘 피스윈즈코리아에서 타냐에게 피아노를 선물했습니다. 너무나도 기뻐하는 타냐의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소망이 조금이나마 이루어진 것 같았습니다.

 

결혼한 지 일주일 만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해 몰도바로 탈출한 한 젊은 부부와 인터뷰도 했습니다. 아내 아냐는 우크라이나인이고 남편 바딤은 카자흐스탄인인데 전쟁 탓으로 비자에 문제가 생겨 부부가 카자흐스탄으로도 가지 못해 비자가 필요 없는 몰도바로 탈출했다고 합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바딤은 현재 피즈윈즈코리아에 임시로 고용돼 일을 돕고 있지만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부는 전쟁이 길어지면 다른 언어도 배우고 직업을 찾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의 신혼생활이 전쟁으로 인해 없어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또 다른 난민 칼리나씨와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녀의 유일한 가족으로 아들이 하나 있는데 징집되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도시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들이 걱정돼 매일 메시지로 연락하는데 아들은 늘 괜찮다는 답장을 한다고 합니다. 아들이 이곳 몰도바로 자신을 보내줬는데 아들이 부를 때까지 계속 키시나우에서 지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10월 6일이면 그녀가 피난소에 온 지 반년째라고 합니다. 반년이 넘게 지속되는 전쟁은 너무나도 보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을 볼 수 없게 만듭니다. 그녀가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감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피난소 난민 모두가 피스윈즈코리아의 지원을 감사해합니다.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 물어도 지금까지 지원을 너무 잘해줘서 감사하다고 답합니다.

 

키시나우에서 만난 모든 사람은 곧 다가올 11월, 12월은 “너무 추워요”라고 걱정합니다. 피난소 관계자뿐만 아니라 보건사회국장을 비롯한 통역사분까지 다가올 겨울의 추위를 두려워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그들이 겨울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한 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9월 30일

신소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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